▲ 김유복 포항뿌리회 전 회장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소리가 ‘희망을 부르는 소리’라고 덕담하는 말이 있다.

정유년 새해, 지역에 불어오는 희망의 소리 세 가지 키워드(key word)가 삶이 고달픈 우리에겐 더욱 간절한 소리로 들려 소개해 본다.

# 1. 포스코 1고로

1973년 6월 9일, 박태준 사장과 철강 전사들의 만세 소리와 함께 포항제철 1고로 공장 용광로에서 시뻘건 쇳물이 쏟아진 이후 45년 가까이 조국 근대화의 초석인 ‘산업의 쌀’을 무려 5천만 톤이나 생산한 1고로가 올 하반기 폐쇄될 예정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 1고로와 함께 하였던 지역으로서는 그동안의 가치 이상으로 앞으로도 50년, 100년을 또 다른 가치로 승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1고로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려 ‘산업화의 국보’에 이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값진 자산으로 보존되기를 희망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현 위치를 공원화하여 영원히 보존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고 지역민이나 국민이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박물관 등 관광 인프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철강 국보 1호’라 할 수 있는 1고로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희망을 부르는 소리’ 그 첫 번째 키워드임을 포스코와 시민 모두가 공감했으면 한다.

#2. 로봇 태권브이(V)

다소 엉뚱한 발상인지 모르지만 아주 유쾌하고 신선한 충격마저 주는 단어가 희망을 부르는 소리 두 번째다.

’포항뉴리더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연태 회장이 신년 방송 대담프로에 출연해 밝힌 ‘포항뉴리더 2017 프로젝트’에 ‘로봇 태권브이 건립’ 얘기다.

송도테마공원에 높이 30m의 ‘로봇 태권브이’를 건립하여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를 조성하여 지역경제를 살릴 야심 찬 역작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 베이 인공섬에 만들어진 유명 관광지 ‘오다이바’에 있는 18m 높이의 ‘로봇 간담’을 벤치마킹하여 우리 전통무술과 철강 인프라 그리고 로봇산업의 메카 포항이 융합하여 새로운 관광산업을 창출한다는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가 포항을 젊게 할 것이라는 바람은 그저 해 보는 말이 아니다.

휘황찬란한 포스코 야경과 송도 바다 그리고 ‘로봇태권브이’가 쏘아 올리는 레이저 불빛 쇼가 환상적인 볼거리로 세계인을 불러 모을 효자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로봇태권브이’의 고향이자 철의 고향 포항이 살아가는 또 하나의 꿈을 이루는 소리다.

#3. 동성조선소

포항 토박이 기업 (주)동성조선이 영일만 산단에 200억 원을 투자하여 조선 블록공장을 건립하겠다며 포항시와 MOU 체결하는 기사가 새해 벽두를 장식했다.

코흘리개 시절 ‘저 건너’(시내 쪽에서 송도를 일컫던 말) 뱃공장 (조선소)을 보며 자란 토박이들은 추억어린 조선소를 잘 알고 있다.

더욱이 70년 전 일본사람이 운영하던 뱃공장을 인수하여 지역 조선업을 일으킨 고(故) 김춘생 어른의 훌륭한 삶을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3대에 걸쳐 70년 가까이 중소형선박 건조와 수리조선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동성조선이 지역경제 살리는 희망의 디딤돌로 나선다는데 향토인으로서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철강 도시 포항에 걸맞은 토종 조선업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동성조선소가 희망을 구가하는 세 번째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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