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내가 사는 한 마을이 있으니
이는 내가 사랑하는 한 나라일러라

세계에 무수한 나라가 큰 별처럼 빛날지라도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오직 하나뿐

반만 년의 역사가 혹은 바다가 되고 혹은 시내가 되어
모진 바위에 부딪쳐 지하로 숨어들지라도
이는 나의 가슴에서 피가 되고 맥이 되는 생명일지니
나는 어데로 가나 이 끊임없는 생명에서 영광을 찾아

남북으로 양단되고 사상으로 분열된 나라일망정
나는 종처럼 이 무거운 나라를 끌고 신성한 곳으로 가리니

오래 닫혀진 침묵의 문이 열리는 날
고민을 상징하는 한 떨기 꽃은 찬연히 피리라
이는 또한 내가 사랑하는 나라 내가 사랑하는 나라의 꿈이어니




감상)오래 지나지 않아 안중근은 그 이름만 남은 사람일 뿐 그의 죽음이 남긴 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정말 오래지 않아 유관순도 그 이름만 남은 사람일 뿐 그녀의 죽음이 남긴 의미는 새하얗게 바랜 백지가 되고 말 것이다. 관순도 중근도 멋지게 스크린에 한 번 올라야할 텐데 그들의 나라사랑이 젊은 가슴을 뭉클 데워놓아야 할 텐데.(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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