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정부가 한국 국방 당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합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력 제공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만약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한·미 동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양국 장관은 “북한이 한·미의 전환기적 상황을 오판해 언제든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력 제공과 한·미 간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유했다.

또 양국 장관은 최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주장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한·미 국방당국 간 유기적인 협력과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국 장관은 오는 2월 3일 서울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사드 등 양국의 동맹현안 및 기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동맹의 관계 발전 중요성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반영되어 한국과 일본을 첫 해외 순방지로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미국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안보 담당 국장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전에 사드 조기 배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로닌 국장은 ‘매티스 장관의 한·일 방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양국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차기 대선 이전에 사드가 배치될 수 있도록 배치 시기를 앞당기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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