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유일한 컨테이너항인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가 적자에 허덕이며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를 운영하는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PICT)가 컨테이너 부두 4선석 중 2선석에 대한 운영권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사업재구조화’를 정부에 신청했다.

지난 2009년 개항한 영일만항은 2012년 14만7천88TEU(컨테이너)를 기록하는 등 출발은 순조로웠으나 지난 2013년부터 철강경기가 급격히 침체 되면서 영업이 악화됐다. 영일만항 물동량의 30%를 책임지던 쌍용차의 완성차 분해 수출이 중단돼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9만1천271TEU와 9만916TEU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의 절반인 10만 TEU도 되지 않는 물동량과 낮은 부두하역료로 PICT는 연간 70여억 원의 적자 운영에 빠지게 됐고 정부에서 매년 손실의 절반인 40여억 원을 지원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운영난에 처했다. PICT는 현재 자본금 780억 원이 모두 잠식되고 금융차입금 550억 원도 바닥을 드러냈다.

동해안 시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활성화 방안은 없는가. 영일만항은 북한 나진, 중국 동북 3성, 러시아 연해주 등 북방항로 개척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데다 부산항의 네트워크 항만의 역할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컨테이너 항만 중심으로 물동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구미 등 경북지역의 물동량도 영일만항이 아닌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다는 소식이어서 안타깝다. 우선 부산항으로 향하는 구미를 비롯한 경북과 대구의 수출물량을 유치해야 한다.

경상북도는 그동안 ‘동해안 시대’를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도 이러한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동해안 거점항만 지위를 두고 부산시와 경쟁 관계다. 영일만항이 동해안 거점항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물동량이 획기적으로 늘어야 한다. 영일항만이 어떤 모습을 갖추느냐에 따라서 부산항의 물동량을 유치할 수 있다. 영일만항을 환동해 물류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영일만항과 국제여객부두 조기 건설, 북방파제와 배후산업단지 등 기반시설 조성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영일만항을 환동해 물류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는 것은 경북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수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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