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감상> 사정없이, 라고 중얼거려본다. 비와 꽃잎이 그러했던가 바람과 우산이 그러했던가 엄마와 할머니, 노을과 아파트, 가로등과 어둠, 유리와 사람들, 당신과 나도 그러했을까. 사정없이 끌어당기고 싶었을까. 다만 어디선가는 멈춰야 한다는 걸 그 땐 왜 몰랐을까.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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