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찾은 포항 죽도시장에서 양배추가 진열돼 있다.
매년 12월부터 6개월 정도 90% 이상 제주도에서 공급받는 양배추는 지난해 10월 초 발생한 태풍 ‘차바’ 등의 영향으로 설 명절 대목이 지났지만,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지난달 대구·경북의 소비자물가가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파동이 일어난 데다 채소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2일 동북지방통계청의 ‘2017년 1월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와 2% 각각 올랐다.

이는 지난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부터 0%대를 유지하던 대구의 소비자물가는 9월 이후 4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이다 지난달 2%대로 껑충 뛰었다.

경북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개월 연속 0%대를 유지하다 지난 2016년 9월 이후 4개월간 1%대를 이어갔으며, 올 1월 2%대에 진입했다.

계란·무·배추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른 농축수산물은 지난해에 비해 9%와 8.6% 각각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AI로 계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계란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계란 가격은 1년 전보다 86%와 50.5% 각각 올랐다.

계란 뿐 아니라 무와 배추 등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양배추와 당근·무 등 엽근채소는 매년 12월부터 6개월가량 90% 이상 제주도에서 공급되지만, 지난해 10월 초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뭇값은 전년에 비해 147.9%와 122.2% 올랐으며, 지난해 전라도 해남지역에 비가 많이 와 파종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배추도 78.4%와 69.3% 올랐다.

2일 포항농협 채소공판장의 최상품 배추(4㎏) 1포기 경매낙찰가(경락가)는 3천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올랐고, 흙 당근(1㎏) 역시 전년과 비교해 3배 오른 3천원에 거래됐다.

양배추(3㎏) 1포기 가격도 3천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으며, 무(2㎏) 1개는 2천원으로 2배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생산이 급감한 양파 역시 지난해에도 생산량이 저조한 것은 물론 저장 상태마저 좋지 않아 출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가격이 점차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돼 당분간 농산물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도 9.6%와 8.2% 오르는 등 지난해 11월 말 중동 산유국이 원유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이 6.4%와 3.9%로 상승했으며, 공업제품도 2.1%와 1.8% 오르는 등 석유 관련 물가도 덩달아 날뛰었다.

이 밖에도 식품을 포함한 생활물가는 2.9%와 2.4% 상승했다.

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농축수산물 중심의 가격 상승은 설 명절이 포함된 데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면서 “대구·경북 모두 보험서비스료(19.4%)가 오르는 등 개인 서비스 부문이 2%대로 상승한 것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석유류와 계란값 상승으로 전년 대비 2% 올라 지난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식품 등 생활물가는 2012년 2월(2.5%)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2.4% 상승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