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내가 대답했다
물방울 한 알이 지금 막 사라지려 한다고

그가 또 물었다
그러면, 너 있는 곳이 어디냐고

내가 말했다
이곳은 물방울 밖이라고

팽창한 우주 하나가
사라지는 순간에

나는 신처럼
우주 밖에 서서




감상) 경계에 대해 생각한다. 이것이라고도 저것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는 지점, 안에서는 바깥이 언제나 꽃의 세계일 것만 같은, 막상 지나고 나면 그 안이 금방 그리워지는 지점, 한 번 지나오면 절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지점, 매순간 그 경계에 서서도 경계인 줄 모르는 지점.(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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