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등 시설 피해·안전사고 우려 등 대책마련도 시급

포항시 페이스북 캡쳐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의 주간 이용자가 7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국내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대구·경북 지자체와 기관 등도 이 게임을 활용해 관광객 등을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 포켓몬 열풍이 계속되면서 게임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출시 후 5일까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851만여 명이 포켓몬고 앱을 내려받고 694만여 명이 게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당 주간 평균 사용시간이 208분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대구·경북 지자체와 기관 등의 ‘포켓몬고 특수’를 누리기 위한 홍보전에도 불이 붙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게임 이용객이 증가하면 음식·숙박·서비스업 등의 매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령군 페이스북 캡쳐
고령군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령지역에 포켓스탑(포켓몬을 잡는 데 쓰는 포획도구인 몬스터 볼을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곳)이 밀집해 있다’는 글을 올려 게임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고령군은 핵심 관광지인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와 대가야박물관에서 잡을 수 있는 포켓몬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는 한편 게임 이용자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테마관광지 관람, 영화감상, 캠핑, 숙박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들어갔다.

영덕군은 영해만세시장을 중심으로 포켓스탑 30여개가 밀집해 있다며 포켓스탑 위치가 자세하게 표시된 지도를 내놨다.

영덕군은 또 상주, 의성, 영양, 청송, 울진 등 인접 지역에는 포켓스탑과 이용자 간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체육관이 거의 없다는 분석을 곁들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 출시 직후 일찌감치 관련 정보를 제공했던 포항시는 영일대해수욕장, 포항운하, 해도근린공원 등에 포켓스탑은 물론 체육관이 대거 몰려 있고, 희귀한 포켓몬이 자주 등장한다며 홍보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도 대구문화예술회관, 경북대 일청담, 두류공원, 수성못,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등에 게임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해당 지자체와 기관을 비롯해 인근 상인들까지도 홍보전에 가세했다.

경상북도관광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울릉군과 함께 ‘포켓몬 고 울릉도 원정대’를 운영한 결과 20~30대 젊은층이 몰리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게임 이용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도나 지자체 등과 함께 홍보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일부 ‘포켓몬 성지’로 떠오른 곳은 안전사고나 시설 이용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경우 문을 닫는 오후 6시 이후에도 담을 넘는 등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사고 예방 안내문을 부착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당 시설의 정숙·면학 등 분위기를 해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면서 유의를 당부하는 플래카드도 점차 늘고 있다.

경찰도 운전 중 게임 이용에 대해 단속에 들어갔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역에서 포켓몬 고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야기하거나 당한 경우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25일부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자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 중 포켓몬고 게임 이용은 교통법규 위반일 뿐 아니라 전방주시를 소홀히 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보행자 역시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다 차도를 걷거나 무단횡단을 할 경우 단속 대상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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