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자금을 댄 혐의로 기소된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안지만(33)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1형사단독 황순현 부장판사는 9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지만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안지만은 지난해 2월 고교 동창의 권유로 불법 스포츠토토 환전용 자금 1억6천500만 원을 투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관련 수사를 하다가 안지만 자금이 흘러든 정황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안지만은 수익금의 50%를 나눠 가지는 조건으로 투자했으나, 사이트 개설 초기 검찰 단속으로 1천만 원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지만이 수익이 변변치 않자 동창에게 원금 독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기소 중지한 사이트 운영자 A(조직폭력배) 씨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두고 대구지역 총판을 통해 도박 회원들을 모집한 뒤 국내외 각종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걸게 하는 방법으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지만은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스포츠토토 사이트의 운영자금으로 2억 원을 빌려줬으나, 사전에 역할을 분담하는 등으로 공모해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직접 투자한 사실이 없어서 방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안지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뒤에서 돈을 댄 사람도 공범으로 인정한 것이 그동안 법원 판례였다”며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과 공모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고 공모관계가 있었던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사이트 운영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고 그동안 이 사건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삼성라이온즈는 지난해 7월 한국야구위원회 (KBO)에 안지만과의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KBO는 같은 달 21일 안지만에게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참가활동이 정지되면 경기는 물론 훈련 등 일체의 구단 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 해당 기간 보수도 못 받는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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