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jpg
▲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요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언행을 보면 1966년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중국의 마오쩌둥을 보는 듯하다.

지난 7일 문 전 대표는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이 3월 이후로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촛불을 더 높이 들어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촛불 군중들에게 주문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주문이 있은 이튿날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대표도 긴급 회동을 갖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 일인 3월 13일 이전에 헌재는 탄핵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헌재를 압박하고 나섰다. 또 이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청와대 압수 수색을 조건 없이 승인하라”고 요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문 전 대표의 주문에 맞춰 “11일 정월 대보름 촛불 집회를 기점으로 조기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총력 투쟁을 국민과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촛불 군중의 힘에 기댄 야권 정치인들의 무소불위(無所不爲) 식 발언을 보면 대한민국이 법치를 앞세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문 전 대표의 ‘촛불을 더 높이 들자’는 주문은 마오쩌둥이 각급 단위 기관 간부들에게 자신들의 상급자를 비판토록 한 ‘작은 악귀들을 해방하기 위해 염라대왕을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연상케 한다.

법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반평생을 법조인의 길을 걸어온 문 전 대표가 촛불 군중 수로 법리 검토를 바꾸어 보자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만약 문 전 대표가 헌법에 정해진 법치 수호를 제일의 사명으로 삼아야 하는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모든 통치를 홍위병식 군중의 힘으로 밀어붙일 것인지 묻고 싶다.

문 전 대표는 또 그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도 ‘청산돼야 할 박정희체제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강고하게 지배하며 친일과 독재, 사이비 보수세력 청산이 혁명의 완성’이라고 했다. 그의 혁명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 아직도 ‘친일 세력과 군부독재 세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문 전 대표에게 묻고 싶다. 왜 그는 아직도 70~80년대의 민주화 투쟁 시절의 사고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을까.

옛말에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면 모든 것을 아우를 줄 아는 관용이 있어야 한다. 내 편만 감싸고 적은 내쳐야 한다는 사고로는 지도자의 그릇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친일, 군부세력 청산에 앞서 현재 민주당 안에 벽을 치고 갈라져 있는 친문, 친노 세력의 장벽부터 허물어 화쟁(和諍)과 화합의 모습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깨끗하게 인정한다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정도를 걷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