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다스리는 데 인재는 필수 조건이다.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산을 이루고, 물줄기가 모여 강을 이루는 것이다. 태학은 인재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나무들을 한층 더 무성하게 만들려면 뿌리부터 손 봐야 하고, 물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하게 하려면 발원지부터 수리를 해야 한다. 많은 인재를 얻고 싶다면 그들의 소질을 먼저 개발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훌륭한 인재가 배출되기를 바라는 것은 발원지를 막고 물이 통하기를 바라고, 뿌리를 잘라버리고 큰 나무를 얻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명나라 개국황제 주원장은 나라를 세우자마자 ‘교육입국’부터 강조했다.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인재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면서 학교 건립과 교육진흥에 총력을 기울였다. 주원장은 점령지에 학교부터 먼저 세웠다. 수도에서 변방에까지 전국 곳곳에 학교가 세워졌다.

호찌민과 김일성은 호찌민이 사망할 때까지 형제처럼 지냈다. 미국과의 전쟁이 한참이던 1965년, 김일성은 호찌민에게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호찌민으로부터의 대답은 의외였다.

“지금 이 전쟁은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의 영토를 빼앗으려는 미국에 대한 인민의 투쟁이다.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겠다. 대신 우리를 돕고 싶다면 다른 방법으로 도와달라. 전쟁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학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대학생들을 데려가서 공부를 계속하게 해달라”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베트남의 젊은이들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 등에서 공부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였다. 호찌민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비단 북한 뿐만 아니라 소련, 체코, 폴란드, 쿠바까지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에 학생들을 보내 공부하게 했다. 이들 유학파들이 현재 베트남 경제를 이끄는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호찌민의 ‘교육굴기’ 열망은 국민에게 스며들어 베트남민 교육열은 한국 못지않게 뜨겁다. 지지율 1위의 문재인 대선주자는 재벌개혁만 요란할 뿐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교육혁명에 대해선 말이 없다. 재벌개혁보다 ‘교육굴기’ 청사진이 더 급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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