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요법으로 3세 소아환자인 A군(가운데)의 생명을 살린 울산대 최욱진 응급의학과 교수(맨 오른쪽)와 이경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울산대병원 제공
울산대학교병원이 2번의 심정지 상태를 겪으며 위기를 맞은 3세 소아환자를 저체온 요법으로 1주일 만에 정상적으로 살려내 주목 받고 있다.

13일 울산대 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집에서 어묵을 먹는 도중 어묵 조각이 기도를 막아 심정지 상태가 된 A(3)군이 소아전문응급센터로 급히 내원했다.

보호자가 택시를 타고 흉부압박을 하며 응급센터에 도착한 A군에게 소아전문응급센터 의료진이 전문소아소생술, 기관내삽관 등을 신속히 시행해 가까스로 심장박동이 회복됐다.

A군을 치료한 이경연(소아청소년과), 최욱진(응급의학과), 홍정석(응급의학과) 교수진은 심정지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후유증을 예방하고자 A군에게 목표체온유지요법(저체온요법)을 적용했다.

목표체온유지요법은 심정지 상태에서 자발순환이 회복됐지만 혼수상태인 환자를 저체온(32~34℃)상태로 일정시간 유지함으로써 심정지로 손상당한 뇌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최욱진 교수는 A군이 3세 소아인 만큼 저체온 유지정도 및 기간을 성인과 다르게 체온을 조금 높은 34℃로 낮춰 72시간 동안 치료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의 저체온 요법이 마무리 된 후 하루 뒤 급작스런 심정지상태가 일어나 다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폐소생술을 2번이나 겪으며 A군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는 쉽사리 예측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목표체온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 후 이틀 간 뇌와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며 치료를 마치고 지난 3일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그 후 A군은 일반적인 식사가 가능해질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지난 9일 후유증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최욱진 교수는 “A군처럼 소아환자에게 저체온요법을 시행하는 경우는 성인에 비해 드물고 특히 긴 심정지 기간 후 이렇게 건강을 회복한 경우도 거의 없다”며 “일주일 사이 심정지를 2번 겪는 등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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