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를 깔고 잤다
누우면 얼마나 뒤척이는지 알기 위하여

나는 처음의 맨 처음인 적 있었나
그 오래전 옛날인 적도 없었다

나무 밑에 서 있어보았다
다음 생은 나무로 살 수 있을까 싶어

이 별에서의 얼룩들은 알은체하지 않기로 했고
저 별들은 추워지면 쓰려고 한다

그 언젠가 이 세상에 돌아왔을 적에
그 언제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멀리 달아났을 때

이 땅의 젖꼭지를 꼭 쥐고 잠들었다
얼마나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싶어서




감상)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곳으로 갈 수 있기를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떠올렸던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끝내 하지 못한 말을 그곳에서는 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이루지 못한 나날을 그곳에서는 이룰 수 있기를 꿈꾸며 잠든 날 있다……잠들고 있다……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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