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한 학생이 학업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겸해 번 돈으로 전남대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해 모처럼 지역 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한국의 청년 버핏’으로 불리는 박철상 씨(32·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년)가 전남대에 장학금 6억 원을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지난 17일 전남대를 찾아 향후 5년간 매년 1억2천만 원씩 총 6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작은 뜻이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부터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에 나섰다. 대학생 신분으로 자산운용업을 통해 번 돈을 좋은 일에 쓰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3년간 3억6천만 원을 기부하기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약정하면서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다. 지금까지 박 씨는 의료기금·장학금과 시민단체에 기부한 것까지 총 17억여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을 통해 번 돈으로 활발한 기부활동을 펼쳐 왔다.

그가 돋보이는 점은 그가 재벌 2세도 아니고 지방 토호의 자녀도 아니라는 점이다. 자산이 부모에게서 직접 물려받거나 불로소득이나 한방에 번 수익이 아니다. 스스로 노력해 졸업을 유예하며 회사에 다니면서 돈을 벌었다. 이 돈을 가지고 자산을 운용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박철상 씨는 “기회가 닿는 대로 나눔활동을 계속해 나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외국 선진국과는 달리 기부문화가 정착돼 있다. 그렇지 않은 우리 사회 기부행위는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온다. 외국의 부자들이 사후에 대부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우리나라에서 기부를 비교적 많이 하는 곳은 기업이지만 대부분 보여주기식 기부다. 기업 홍보의 일환이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여 기부하는 선거꾼도 있다.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한국에 와서 한 강연회에서 “한국의 대기업 오너는 감옥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돈과 재능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기부하는 사례가 더 많아야 한다. 선진국의 모습이다. 우리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에 앞장설 수 있도록 사회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아울러 큰 규모의 기부가 아닐지라도 평범한 시민들도 작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시급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