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신고가 단 1건도 없었던 포항 기북면에서 1년 9개월 만에 아이 울음소리가 울려 펴졌다. 아기의 생일은 1월 29일이다. 기북면에서는 이른바 ‘붉은 원숭이띠의 해’라고 불렸던 지난해 1년 동안 아기가 1명도 태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1년 동안 출생신고가 단 1건도 없었던 읍면동이 전국에 15곳이나 됐다.

강원도가 5곳(파주시 군내면·진동면, 강릉시 왕산면, 삼척시 노곡면, 철원군 근북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경북으로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영주시 평은면 등에 아기 울음소리를 1년 동안 들을 수 없었다. 1년 동안 아기가 출생하지 않은 읍면동은 경남(거제시 남부면, 함안군 여항면), 충북(단양군 적성면·단성면), 전남(화순군 청풍면, 장흥군 유치면)에도 각각 2곳씩이나 있었다.

주민이 1천330여 명에 불과한 포항 기북면은 지난 2015년과 2014년에도 출생 신고된 신생아가 각 1명 밖에 없었다. 기북면 직원들은 1년 9개월 만의 출생신고에 반색했다. 아기를 낳은 가정을 찾아 미역과 기저귀, 아기용 물티슈 등 출산용품을 건네며 아기 탄생을 축하했다. 박병용 기북면장은 기북면이 지난해 출생신고가 한 건도 없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렇게 새해 벽두에 기분 좋은 소식을 들어서 기쁘고 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상주시 모동면에서도 경사가 났다. 4년 전에 귀농해서 유기농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김상수씨와 김미영씨가 지난달 득남했다. 모동면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1년에 채 10명도 안되는데 올해 들어 첫 아기 울음소리를 듣게 됐으니 온 동네 경사가 난 것이다.

경북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2만829명으로 2015년 2만2천310명 보다 1천500명이나 줄었다. 해를 거듭할 수록 고령 인구는 급속하게 느는데 출생아 수는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4년 뒤인 2031년 국내 인구가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하기 시작, 2065년에는 4천300만 명으로 줄 것이라 한다. 겉도는 출산 대책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듬이 소리, 글 읽는 소리와 함께 아기 울음소리를 세 가지 기쁜 소리, 삼희성(三喜聲)라 했는데 즐거운 소리가 다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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