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많은 이들이 습관처럼 “그건 맛 (재미)이 하나도 없다”라고 하는데, 이때는 “전혀(몹시) 맛(재미)이 없다”라고 해야 옳다. 그리고 어떤 장애(자폐, 지적장애, 뇌성마비 등)든 장애는 가진 것이지 앓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장애를 앓고 있다’고 쓰는 언론이 있다.
한편, ‘들어온 후 문 닫아라.’ 해야 옳은데, 우리는 보통 ‘문 닫고 들어와’라고 말한다. 문을 닫고는 들어갈 수 없지 않은가. 또한 ‘이발한다’거나 ‘머리카락을 다듬는다(손질한다)’고 해야 하는데 ‘머리를 깎는다’라고 잘못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올 때 차를 타고(몰고) 왔다’고 해야 할 것을 ‘차를 끌고 왔다’고 하며, ‘시위대가 ‘2, 3차로를 가로막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을 ‘2, 3차선’이라고 틀리게 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이빨 닦아라.’라고 하는데, 이빨은 이를 속되게 하는 말로 동물에게나 쓰기에 적합한 말이다. 따라서 ‘이 닦아라’또는 ‘양치해라’라고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우리 이렇게 말 맞추자’라고 해야 할 것을 ‘우리 이렇게 입 맞추자’라고 하기도 한다. 전화할 때도 통화가 끝났으면 “예, 알겠습니다”, 또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하는 게 무난한 인사인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럼, 들어가세요”, 혹은 “그럼, 끊으세요”라고 한다. 이런 인사법은 결코 바람직하지가 않다. 또 병원에서 어떤 환자의 차례가 되면 “홍길동 님, 들어 가실게요”라고 하는데, 이때는 “들어가십시오(들어가세요)”로 말하는 게 적절하다.
또한 우리가 중복하여 쓰는 잘못된 말로는 역 전(前) 앞, 늙은 노인(老人), 흰 백(白) 고무신, 처가(妻家) 집 등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역전(역 앞), 노인(늙은이), 처가로 말하는 게 맞는다. 어떤 이는 ‘저희 나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집ㆍ학교ㆍ회사는 ‘저희 집 (학교, 회사)이라고 해도 되지만, 나라는 꼭 ‘우리나라’로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설령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잘못 사용하는 언어와 표현은 없는지 항상 생각하며 말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