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일시인.jpg
▲ 배연일 시인·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외래교수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무심코 쓰는 말과 표현 가운데는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예로 말이나 문자메시지로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는데, 이는 어법상 맞지 않는다. 따라서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고 해야 옳다. 그리고 어떤 이는 ‘전화가 오셨다’, ‘계산서 나오셨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고 하는데, 전화는 아무리 윗사람에게서 온 것이라 할지라도 ‘온’ 것이고, 계산서는 ‘나온’ 것이며, 말씀은 ‘하시는’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이 습관처럼 “그건 맛 (재미)이 하나도 없다”라고 하는데, 이때는 “전혀(몹시) 맛(재미)이 없다”라고 해야 옳다. 그리고 어떤 장애(자폐, 지적장애, 뇌성마비 등)든 장애는 가진 것이지 앓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장애를 앓고 있다’고 쓰는 언론이 있다.

한편, ‘들어온 후 문 닫아라.’ 해야 옳은데, 우리는 보통 ‘문 닫고 들어와’라고 말한다. 문을 닫고는 들어갈 수 없지 않은가. 또한 ‘이발한다’거나 ‘머리카락을 다듬는다(손질한다)’고 해야 하는데 ‘머리를 깎는다’라고 잘못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올 때 차를 타고(몰고) 왔다’고 해야 할 것을 ‘차를 끌고 왔다’고 하며, ‘시위대가 ‘2, 3차로를 가로막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을 ‘2, 3차선’이라고 틀리게 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이빨 닦아라.’라고 하는데, 이빨은 이를 속되게 하는 말로 동물에게나 쓰기에 적합한 말이다. 따라서 ‘이 닦아라’또는 ‘양치해라’라고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우리 이렇게 말 맞추자’라고 해야 할 것을 ‘우리 이렇게 입 맞추자’라고 하기도 한다. 전화할 때도 통화가 끝났으면 “예, 알겠습니다”, 또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하는 게 무난한 인사인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럼, 들어가세요”, 혹은 “그럼, 끊으세요”라고 한다. 이런 인사법은 결코 바람직하지가 않다. 또 병원에서 어떤 환자의 차례가 되면 “홍길동 님, 들어 가실게요”라고 하는데, 이때는 “들어가십시오(들어가세요)”로 말하는 게 적절하다.

또한 우리가 중복하여 쓰는 잘못된 말로는 역 전(前) 앞, 늙은 노인(老人), 흰 백(白) 고무신, 처가(妻家) 집 등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역전(역 앞), 노인(늙은이), 처가로 말하는 게 맞는다. 어떤 이는 ‘저희 나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집ㆍ학교ㆍ회사는 ‘저희 집 (학교, 회사)이라고 해도 되지만, 나라는 꼭 ‘우리나라’로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설령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잘못 사용하는 언어와 표현은 없는지 항상 생각하며 말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리라고 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