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의 한 사람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20%를 넘었다. 지난주 한국갤럽(22%)과 알앤써치(20.1%)에 이어 20일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20.4%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상대가 없을 것으로 보였던 문재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급속하게 좁혀가고 있다. 올 연초만 해도 5%도 안 되던 지지율이 15% 이상 상승했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연정 발언으로 한 번 홍역을 치른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이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던 것”이라 했다. 특히 “K스포츠·미르 재단도 사회적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이 반발을 샀다.

안 지사의 발언이 중도층을 겨냥해 외연을 넓히기 위한 계산된 발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논란이 될만한 발언임엔 분명하다. 야권과 촛불진영으로부터 박근혜를 옹호한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안 지사를 향해 “분노가 담겨있지 않다”면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안 지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계산된 말도, 실수도 아닌 제 마음속에 있던 말”이라며 “모셨던 분(노무현 전 대통령)이 떨어져 돌아가신 뒤 들었던 심정”이라고 했다. 또 “지도자의 분노란 그 단어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바람이 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안 지사의 대응이 전체 국민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내주에 발표될 지지율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지사의 지지율 급등 배경에는 ‘개혁’이니 ‘적폐 청산’이니 하는 살벌한 주장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현실주의 노선에 바탕을 둔 소신 발언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심각한 편 가르기와 증오의 군중심리가 판치고 있다. 탄핵 여부의 심판 이후는 물론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이 같은 양상은 더 심각해져 고질이 될 것이다.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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