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홍준표 경남도지사 동시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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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집권당이면서도 야당 신세로 전락한 자유한국당이 대선체제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야권 주자들을 상대할 만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선판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그 동안 ‘촛불 민심’에 주눅 들어 있던 여권 인사들은 최근 ‘태극기 민심’이 거세지고 헌재의 탄핵 가부 결정이 임박하면서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아직은 야당 대선후보들에 비해 인지도·지지도가 낮지만 ‘김정남 피살사건’을 계기로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고조되고 박 대통령 개인 비리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검의 수사가 다소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후보들 간 공정한 경선을 통해 보수결집에 나선다면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기대감이 때문이다.

현재 한국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 5선의 원유철 의원, 지난 15일 당명 개정 후 ‘인재영입 1호’로 영입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인천시장을 지낸 3선의 안상수 의원 등 4명이다.

또, 지난 14일 외곽지원 조직 ‘용포럼’을 출범시킨 단체장 6선 경력의 김관용 경북지사와 ‘당명 교체 후 출마’를 선언했던 김문수 비대위원이 출마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고 정우택 원내대표, 조경태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범여권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예비후보’로 거론되면서 한국당이 조기대선 정국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한국당 대선 잠룡으로 분류됐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국민에 희망 준다면 어려움을 마다 않겠다. 국가·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 며 사실상 대권 출마 의지를 피력하자 경남은 물론 TK(대구·경북) 에서도 보수층이 들썩이고 있다.

이는 그 동안 홍 지사가 보여온 강인함과 안보·경제를 우선시하는 행보, ‘모래시계 검사’로서의 전국적인 명성 등이 그동안 대선판을 외면했던 TK(대구경북)를 비롯한 옛 새누리당 지지층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보궐선거로 당선되고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됐으며 빚을 줄이는 행정·재정건전화 사업으로 2013년 1월 1조 3천488억 원이던 채무를 2016년 6월부로 땅을 한 평도 팔지 않고 빛을 모두 갚아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채무 제로’를 만들었다.

특히, 홍 지사는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보수의 심장에서 자란 보수의 아이콘’으로 옛 한나라당 대표까지 역임한 경쟁력 있는 후보로 조만간 전국 유일의 6선 단체장 출신 김관용 경북지사와 함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TK는 물론 전국적인 경선 흥행이 예상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남북관계 등 모든 국가 상황이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빠져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란대치(大亂大治. 크게 흔들어 큰 다스림을 도모한다)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금의 위기는 박근혜 정부의 위기로 절대 우파의 위기는 아니다. 난국을 잘 수습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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