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김씨 긍구당 이냐? 진성이씨 주촌종택 이냐?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 원소장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진성이씨 대종회는 23일 안동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해례본 원소장처는 진성이씨 주촌(周村·두루) 종택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견은 지난 1월 안동시와 (사)유교문화보존회가 연 ‘훈민정음 해례본 복각 전시 및 학술대회’에서 한 중학교 교사가 “해례본 간송본 원소장처는 광산김씨 긍구당 고택인데 이용준이 처가에서 책을 가져온 뒤 긍구당 장서인(藏書印)이 찍혀 있는 표지 등을 찢었다”고 주장한 것에 맞선 것이다.

대종회 측은 “일부 학계에서 이용준이 처가인 광산김씨 긍구당 고택에서 해례본을 몰래 가져온 뒤 팔아먹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성이씨 모든 가문 역사를 부정·왜곡하고 명예와 자부심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11월 문화재청도 자문회의를 열어 간송본 원소장처와 관련해 일부 논문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학계에서 검증한 것이 아니고 훈민정음 보존상태로 보았을 때 해례본 첫 2장이 훼손된 것은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진성 이씨 대종회는 문화재청이 1962년 12월20일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제70호로 결정하면서 밝힌 발굴 과정과 구입 과정을 소개하면서, “1940년까지 이한걸가에서 소장하고 있던 해례본은 그의 선조 이정(李禎)이 여진을 정벌한 공으로 세종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며, 발견 당시 예의본의 앞부분 두 장이 낙장 돼 있던 것을 이한걸의 셋째 아들 이용준이 글씨로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낙장된 이유와 관련해, “언문책을 가진 자를 처벌하는 연산군의 언문정책 때문에 부득이 앞의 두 장을 찢어내고 보관했다”며 “이를 입수한 간송 전형필은 6·25전쟁 때 이 한 권만을 오동상자에 넣고 피난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진성이씨 대종회는 “해례본 원소장처와 관련해 진성이씨 집안은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안동시는 진성이씨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주촌(두루)마을이 추진하는‘훈민정음 해례본 원소장처 기념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례본은 한자로 훈민정음 글자를 지은 뜻과 사용법을 풀이한 것으로 예의(例義)와 해례(解例), 정인지 서문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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