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기자간담회·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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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3일 대구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홍준표 경남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탄핵 됐지만 법률적으로는 더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23일 ‘혼란기의 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위해 대구시청을 찾았다. 강연에 앞서 홍 지사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 시국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통령 출마 여부는 확답 하지 않았다.

같은당 대통령의 탄핵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출마 여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재판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공식적인 답변을 하겠다고 전해 여지를 남겼다. 탄핵 사태에 대해 홍 지사는 박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통령은 물론 나라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간신 조고 때문에 멸망한 것을 예로 들며 대통령 주변에 조고 같은 인간들만 득세 했다는 것이다.

일부 친박에 대해서는 ‘양아치’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을 팔아서 사익을 추구했으며 정치 농단, 친박 논쟁 등 국민을 우습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탄핵 정국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허수아비였으며 몰랐다는 것 자체가 무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 대통령 자신의 위법 행위는 없었을 것으로 추측하며 정치적 탄핵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 재판 자체가 단심제인 만큼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헌재 재판관들의 말이 너무 가볍고 탄핵 사유에 대한 사실판단 여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론 몰이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민재판, 민중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세월호 7시간이 탄핵사유에 들어간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대 정권의 예를 들며 홍 지사는 대형 사고가 났다고 탄핵당한 대통령은 없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상처를 많이 받아 탄핵이 기각 되도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해 홍 지사는 결국 통합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별거 중으로 수위를 높여 싸우고 있지만 대통령 후보가 나오면 후보를 중심으로 통합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와의 인연에 대해 홍 지사는 초·중·고를 대구에서 나왔으며 한때 대구시장에 대한 꿈도 있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홍 지사는 TK성골은 아니지만 진골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웃었다. 자신을 강경보수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홍 지사는 강하게 부인했다. 자신이 우파는 맞으며 눈치 않 보고 제대로 일하다가 강경 보수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당시 홍 지사는 서민들을 위해 반값 아파트, 대기업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도입, 친 서민정책과 좌파보다 더 급진적인 정책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대구통합공항 딴지 걸기에 대해 홍 지사는 대구통합공항은 신설 공항인 만큼 김해공항과 수평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기 정부에서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현 시국이 너무 여론에만 떠밀려 진행되는 사안이 많다”며 “지도자는 여론을 만들어가고 끌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 지사는 기자 간담회 후 공무원 300여명을 상대로 ‘혼란기 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강의한 뒤 대구 일정을 마쳤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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