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서후면 자품리->재품리

100여 년 만에 옛 마을 이름 되찾은 안동시 서후면 재품리

제98주년 3·1절을 앞두고 안동 서후면 한 마을이 주민의 힘으로 100여 년 만에 일제 잔재로 남은 마을 이름을 바꿨다.

22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재품리(才品里)’라고 불렸다.

구한말 이 마을에 학림송(鶴林松)이란 사람이 16세 때 과거에 급제해 정 6품의 벼슬을 제수 받은 후, 이 사람의 덕망과 인품이 이웃 마을에 까지 널리 알려져 이때부터 이 마을은 재곡의 품(品)을 받은 선비가 사는 마을이라 하여 재품(才品)이라 불렀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은 인재가 많이 태어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재(才)’ 자를 ‘자(者)’ 자로 바꾸어 자품으로 개칭하였다고 전한다.

해방 뒤에도 마을 이름을 ‘자품리’로 그대로 사용했으나, 수년 전 사람들이 유래를 알고 마을 이름을 원상태로 되돌리려고 노력했다.

이때부터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현판에 원래 마을 명칭인 ‘재품’을 넣었다. 또 안동시의회에 마을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을 넣기도 했다.

안동시의회는 최근 열린 제186회 임시회에서 재품리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안동시 리·통·반 설치 조례안’을 개정했다.

주민 노력으로 일제가 강제로 바꿔 특별한 의미가 없던 ‘자품리’는 조례 개정안을 시행하는 다음 달부터 ‘재품리’로 100여 년 전 이름을 되찾게 됐다.

주민 최대섭(64)씨는 “일제가 바꾼 이름을 주민 노력으로 되찾았다는데 마을 전체가 잔치 분위기이다”며 “우리 마을에서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와 옛 재품리 명성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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