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깊숙한 곳,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미산이 있다

그곳은 강원도의 내면(內面),
미월(未月)의 사람들이
검은 쌀로 밥을 짓고
물살에 떠내려가는 달빛이
서어나무 소매를 적시는 곳
나는 갈 곳 몰라
불 꺼진 민박에 방을 얻고,
젊은 주인 내외는
버릇없는 개를 타이르며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멍든 개가 물고 간
신발을 찾아
어둠속을 뒤지는 밤,
미산에서는
좁은 개집에서도
으르렁거리며
푸른 별이 빛난다




감상)당신의 내면에는 어떤 지도가 잇습니까. 그 지도의 길 어딘가에 당신의 집이 있습니까. 지붕은 어떤 색이고 대문은 있습니까, 없습니까. 그 집에는 누가 살고 당신은 그 사람을 어떻게 부릅니까. 그 사람은 당신을 보고 얼마나 자주 웃습니까. 그럴 때마다 당신은 기분이 어떻습니까.(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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