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2차 대전 때 유럽 연합국 최고사령관 시절의 일화다. 참모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 병사가 담배를 물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병사는 아이젠하워를 향해 “이봐 라이터 좀 빌려줘”라고 외쳤다. 참모와 부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아이젠하워는 두말없이 병사의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병사가 사라진 뒤 아이젠하워가 말했다. “위에서 내려가는 나는 병사의 계급장이 보이지만 아래서 올라오는 병사는 내 계급장이 안 보였을 거야” 리더로서의 아이젠하워의 대범함이 돋보인다.

그의 대범함과 유머스러운 리더십은 대통령 시절에도 이어졌다. 어느 날 행사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다 넘어졌다. 대통령이 넘어진 광경을 본 사람들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툭툭 털고 일어선 아이젠하워는 웃으면서 말했다. “여러분들이 즐거우시다면 한번 더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히틀러같이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젠하워같이 온화하고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는 아이젠하워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이젠하워는 통솔하는 기술을 끈 하나로 설명한 적이 있다. “이 끈을 당겨봐라. 그러면 끈은 얼마든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따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밀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한다. 사람을 이끌 때의 요령도 이와 똑같다”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관 때 아이젠하워는 여러 전투를 치르면서 통합 리더십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설득력과 중재를 통해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각기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나라로 구성된 연합군을 일사불란한 하나의 팀으로 만들었다. 아이젠하워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리더십으로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촛불을 더 높이 들어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헌재 압박을 부추기는 문재인 대선주자의 선동성 발언이다.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문재인 대선주자에 대해 “아직도 세상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보는 70년대 운동권 학생 같다”는 비판이 많다. 대통령의 길은 말랑말랑한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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