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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더이상 정치희생양 되지 않아야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3월05일 15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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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 정경부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사드배치 문제 등으로 오랜 침체로 힘들어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더 큰 위기에 내몰렸는데 지금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난해 국정농단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정이 사실상 마비되고, 사태와 관련된 기업체와 경제단체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면서 지역 기업인들이 내뱉는 하소연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낙후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집중과 선택’ 전략을 채택하면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형성됐다.

자본도 기술도 없는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이는 결국 한국의 정계와 경제계의 덜미를 죄는 족쇄가 되고 말았다.

정경유착의 대표적 사례가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숨진 사람들의 유가족을 돕기 위해 설립된 일해재단(당시 88연구소·현 세종연구소)이었고, 5공 비리청문회를 통해 나타났듯이 많은 기업이 낸 기부금으로 설립·운영됐다.

또한 당시 한국 재계서열 5위권이었던 국제그룹은 기부금을 적게 냈다는 이유로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뿐만 아니다.

지금은 그러한 일이 없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절만 해도 정권교체기만 되면 기업들이 몸을 사려야 했다.

세무조사를 비롯한 온갖 압력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집권자의 횡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제그룹 해체과정을 지켜봤던 기업들은 결국 생존을 위해 비자금을 비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비자금이 또 다른 족쇄가 됐다.

5공 이후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기업 중에 비자금 문제로 고생하지 않는 기업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니 그 상황은 일일이 말할 필요가 없는 지경이다.

지난해 발생한 국정농단사태 역시 결국은 정경유착으로 이어졌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구속되고 말았다.

포항도 지난 2015년 포스코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검찰수사의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국정농단사태에 휘말렸다.

잘 알다시피 포항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조선 등 철강수요산업 침체와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 및 수출, 국내 철강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에 내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도 시간이 모자랄 터에 정치적 사태로 인해 또다시 숨죽여가며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탄식이 잇따른다.

따라서 이번 국정농단사태가 한국의 경제적 민주화를 이끄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은 1945년 일제로부터 광복된 뒤 불과 60여 년의 짧은 현대 정치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성장을 이뤄왔다.

이번 국정농단사태가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국가권력의 핵심인 대통령이 잘못할 경우 국민에 의해 탄핵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정치적 민주화의 현실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이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국가와 정치가 기업들의 목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기업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경제적 민주화의 출발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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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 이종욱 기자
  • 경제부장 겸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