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라

서로 껴안고
받아들여야만
길이 되는
바닥을

봐라

깨지고 잘려야
놓일 수 있는
거룩한 구석을



감상) 그 강퍅한 틈을 뚫고 민들레 한 송이 피었을 때 사람들은 민들레만 대단하다 하지요. 실은 그게 보도블록의 힘 때문인데도 사람들은 몰라요 민들레 한 송이 피우려고 그것이 얼마나 숨을 참는지 그것이 얼마나 뒤꿈치를 드는지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지요. 하나의 세계가 완성될 때 오롯이 제 힘으로만 이뤄지는 게 있을까요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의 사랑도 늘 그렇잖아요. 보드블록에 비하면 그 희생이 별 거 아니지만 말이에요.(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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