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가 시작됐다. 경북 성주에 배치될 요격미사일을 쏘는 차량형 발사대 2기가 6일 밤 미군 C-17 수송기로 경기도 오산기지에 도착했다. 미사일을 탐지하는 X-밴드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등 나머지 장비와 병력은 순차적으로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사드 장비가 반입되는 것을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지난 1991년 ‘사막의 폭풍’이란 작전명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대대적으로 공습한 걸프전의 영상이다. 미국의 CNN을 통해 스텔스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이 상대 기지를 정확히 폭격하는 영상이 생생하게 안방까지 전달됐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패트리어트가 이라크의 스커드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장면이었다.

100%의 명중률은 아니었지만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낮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아내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이스라엘이 ‘아이언 돔(Iron Dome)’으로 불리는 이 방어체계를 도입한 계기는 2006년 레바논과의 전쟁이었다. 전쟁은 레바논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데서 비롯됐다. 이스라엘 육군이 탱크를 앞세워 보복에 나섰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헤즈볼라가 쏜 4000여 발의 로켓은 이스라엘에 엄청난 위협이었다. 헤즈볼라뿐 아니라 사방이 아랍 세력에 둘러싸인 이스라엘로서는 이 전쟁을 계기로 미사일 방어 체계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다.

북한의 대규모 방사포 공격에 노출돼 있는 한국도 ‘아이언 돔’과 유사한 램을 국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이 잇따라 쏘아 올려 당장 위협으로 닥친 스커드나 노동, 대포동, 무수단 등의 북한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는 데는 속수무책이다. 사드 배치를 두고 아직도 찬반 주장이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국가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다 대국 답지 않게 전방위로 사드 보복에 나선 중국, 국방력을 키워가고 있는 일본을 보면 국가 안위가 백척간두에 선 지경이다.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처럼 역사엔 ‘설마’가 없다. 사드는 신속하게 배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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