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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주)컬처팩토리대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로 인해 중국의 대국답지도 않은 치졸한 본격적 보복이 시작되었다. 이번 달 3일에는 중국관광산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베이징 여행사 20여 곳을 소집해 구두로 이번 달 15일부터는 중국인의 한국단체여행상품과 개별자유여행권을 여행사에서 취급하는 것을 금지했다. 지난해 말 한국행 단체여행 정원을 20%가량 축소한 중국 당국이 사드배치 확정에 따라 한국 관광산업을 겨냥한 보복 조치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12년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영토 갈등을 빚었을 때 일본 여행보복령을 내렸고, 지난해 5월엔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蔡英文) 총통이 취임하자 대만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2일 롯데인터넷 면세점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것은 물론 후난성 정쩌우시에서는 롯데제품을 쌓아놓고 부수는 과격행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어 99개인 중국 내 롯데마트 중 39여 개의 점포에 대해 소방법 등 여러 규제를 통해 영업정지도 시켰다. 이에 앞서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진 후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 세무조사, 한국 항공사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 보조금 지급 제외, 한국산 화장품 ·비데 ·공기청정기 수입 불가 판정 등 통상 압박을 가했다. 제일 먼저 중국에 의해 시행된 보복조치는 지난해 7월 8일 사드배치가 보도된 이후부터 ‘한한령(限韓令)’을 통해 시작됐다. ‘한한령’은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금지·제한하고 한국드라마, 영화 등의 상영금지를 포함해 문화예술계의 중국 내에서의 공연 등을 중단시킨 것을 말한다. 이 와중에 다음 달 부터는 중국 관광객의 인기 속에 꾸준히 공연해온 넌버벌극‘난타’전용관 중 한 곳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사드 여파가 중국에서 뿐만이 아니고 2016년 기준으로 외국인 관객 250만 명이 관람한 국내 공연시장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 역시 사드의 영향 때문에 그동안 추진해온 한·중합작영화 ‘메이파밍자’가 현재 촬영중단 상태이다. 필자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인한 대응책을 일찍이 주문한 바가 있다. 본지 ‘한류(韓流)는 어쩌나 (2016년 12월 8일 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략)지역에서도 문화를 비롯한 경제 분야 등의 다양한 분야가 ‘한한령’으로 인해 타격을 받는 실정이다. 지방정부도 ‘한한령’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를 조사해 지역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발 빠른 대책을 기대해본다”라고 하였으며 이어 <‘韓流, 신기루인가? (2017년 1월 26일 자)’의 제하의 글을 통해서도 “(중략)이런 와중에 어느 사이엔가 중국에 한류(韓流)가 실종된 틈을 타 일류(日流)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개봉돼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일본산 자동차 판매율의 증가와 중국인의 일본으로의 여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류는 단순한 문화영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국 수출, 관광, 의료 등 모든 영역에서 파급 효과를 발휘하며 국내 산업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공들여 쌓은 한류 탑이 한순간에 일류(日流)로 역전되며 무너져 신기루처럼 사라져 가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야만 하는 걸까” 라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가 있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은 지난해 7월 19일 국회 긴급 현안질문 답변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본적으로 한·중 관계가 고도화돼 있다. 쉽게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중국 정부 측에서 경제 제재를 취하겠다는 얘기도 없었고, 그런 걸 시사하는 발언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 게 있을지에 대해 꼭 예단할 필요는 없다” 등 중국의 보복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안일한 대응만 유지해왔다. 막상 중국의 사드보복이 전방위로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중국의 치졸한 보복조치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을 지금이라도 기대해 본다. 국민이 기댈 곳은 국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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