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항기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4월 배치설이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성주지역민의 정부 지원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성주군민은 “사드 배치에 대해 연일 논평을 내고 있는 정치권이 정작, 사드배치지역의 지원책은 외면하고 있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한 TK지역 정치권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국방부의 사드 배치 결정 당시 정부와 국방부, 여야 정치권 모두 성주지역에 대한 정부지원을 한목소리로 모았지만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돌변한 상황을 두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성주군민은 50년 동안 군사시설로 지정되면서 피해를 감수해온 성주읍 성산리 성산포대에 대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 실질적인 정부 지원책은 물론, 정치권의 각성도 촉구하고 나섰다.

국방부가 지난해 7월 13일 사드 배치 지역을 성산포대로 발표한 이후 성주군민의 대규모 반발에 부딪히면서 현재의 성주골프장으로 사드 배치 지역이 확정됐다.

당시 김항곤 군수를 비롯한 지역정치권과 유림, 사회단체 등 군민 총궐기 반대집회를 열어 결국 제3지역 이전을 성사시켰다. 군민 힘으로 거둔 결실의 사례로 남게 됐다.

이 같은 저력은 사드 배치의 초기 대응 때부터 외부세력을 차단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이끌면서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한 김 군수와 지역 유림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당시 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경북도의 집요한 설득도 한몫 했지만 국가안보와 지역발전의 명분을 차선으로 선택한 성주군의 눈물 어린 결정이었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었다.

행정이 마비되고 군민 간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면서 경제 상황 마저 악화 되는 등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현장이었다.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오고 있는 성주지역민을 위해 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정치권은 늦었지만 성주군을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사드가 배치되고 난 뒤 ‘나 몰라’정책은 정부불신을 초래하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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