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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거기에다 생화학무기 VX를 이용한 김정남 독살 테러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만행에 대해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가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 의회도 이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북 강경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끊임없이 남한을 상대로 테러를 저질러 왔다. 북한의 테러는 국가기관들이 직접 테러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국가 테러리즘의 형태를 갖는다.

실제로 북한은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비롯하여 1983년 10월 9일 미얀마 아웅산 폭파사건, 1987년 김현희에 의한 대한항공 858 공중폭파사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등 끊임없이 테러를 자행하여 왔다.

이와 같이 북한이 테러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대한민국군과 미군의 철저한 방어체제가 되어 있는 군사분계선을 통한 게릴라식 침투공격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로 테러는 그 배후세력이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즉 오리발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남한에 대한 테러를 반복적,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남한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로 각인시켜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넷째 각종 테러를 통해 남한 사회를 불안과 혼란 속으로 빠지게 하고, 이 틈을 이용해 대남 적화통일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전쟁 보다는 테러의 방법을 선호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북한이 실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활용 가능한 테러의 유형은 북한의 특수공작요원들을 이용한 테러, 국제테러조직과 연계한 테러, 국내 좌경세력들을 이용한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테러의 실행방법으로는 생화학 테러, 핵 관련 테러, 사이버 테러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많은 양의 생화학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생화학무기는 제조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소량으로도 많은 생명을 손쉽게 살상할 수 있어 ‘가난한 자의 원자폭탄’으로 불린다. 북한은 1980년대 이후 생화학무기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현재 25종 2500∼5000톤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사이버 테러를 위해서도 북한은 해킹 전문요원을 대량으로 육성하고 있다. 북한은 핵, 미사일과 함께 사이버전을 인민군대 3대 전쟁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2003년 1·25 인터넷 대란, 2009년 7·7 DDoS 사건, 2014년 한수원 사태, 2016년 국방데이터통합센터 해킹 등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받아왔다. 앞으로도 적은 비용과 인원으로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이버 테러공격이 예상된다.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및 제재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이런 국제환경 속에서, 북한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국제적 관심을 분산하기 위해 다른 차원의 추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한민국의 국론분열 및 심각한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상황에서 더욱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단단하게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 국민의 안전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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