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지친 구두를 끌고 돌아온 날
어머니는 저녁 밥상에 생선 하나를 올려놓으셨다
짭조름한 비린내가 식욕 돋웠다

자분자분 뒤집는 젓가락질에
비로소 드러나는 눈부신 속살,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저 하얀 이밥 위에 생선살을 올려 주셨다

그날 밤, 나는
날아다니는 물고기가 되었다





감상) 소중한 건 함부로 말해버리지 않는 거다. 말이 되는 순간 그것은 햇빛에 내놓은 시래기처럼 빗물에 젖어버린 운동화처럼 처음을 잃고 말 것이다. 예쁘다는 말도 아끼자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자 소중한 건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알게 되는 거다. 믿거나 말거나(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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