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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한 동안 피부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피부 관리와 미용 시술이 필요하듯 늙지 않고 오래 살려면 우리 몸 속의 유전자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유전정보전달물질인 RNA와 노화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와 박사과정 손희화씨, 서미화 박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단장 남홍길)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RNA가 생명체의 노화에 관여하며, 체내의 RNA 상태를 최적화로 유지하기 위한 관리 작용이 수명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RNA는 DNA, 단백질과 더불어 생명체의 유전정보 전달을 담당하고 있는 세 가지 중심물질 중 하나이다. 그간 많은 연구를 통해 노화가 진행되면 체내의 DNA와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거나 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왔다. 반대로 DNA와 단백질의 상태가 나빠지면 병에 걸리거나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RNA의 경우 노화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지 혹은 RNA가 노화 과정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널리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나이가 들수록 RNA가 손상되고, 따라서 RNA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작용이 노화 방지에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밝혀냈다. RNA의 ‘품질 관리’는 NMD(nonsense-mediated mRNA decay)라 알려진 현상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기능이 떨어진 RNA나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RNA를 분해하여 제거함으로써 세포 내 RNA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예쁜꼬마선충 중 건강하게 장수하는 돌연변이들은 노화가 진행되자 NMD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잘못된 RNA가 분해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특히 신경세포 안의 NMD 작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수명 연장에 매우 중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에서는 알려진 바 없는 RNA의 품질 저하와 노화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RNA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작용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도 NMD 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 보아, 향후 인간의 노화방지 및 수명 연장 연구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공동연구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 교신저자인 이 교수는 “생명체의 노화에 RNA의 역할을 증명해낸 것”이라며, “RNA의 품질을 잘 유지하는 것이 노화 방지에 필수적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이번 연구가 향후 노화와 수명조절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및 포스코의 Green Science Project, 기초과학연구원, 미래과학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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