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고혈압이다
굶주림에 눈멀어
우글우글 쏟아져 나오는 빨치산처럼
산기슭 여기저기서
정맥 터질 듯 총질하는 꽃

진달래 난장질에
온 산은 주리가 틀려
서둘러 푸르러지고
겨우내 식은 세상의 이마가
불쑥 뜨거워진다

도화선 같은 물줄기 따라
마구 터지는 폭약, 진달래

진달래가 다 지고 말면
風病 든 봄은 비틀비틀
여름으로 가리라



감상)창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한없이 따스한 즈음이다. 막상 바깥으로 나갔을 때 느껴질 겨울의 잔재는 생각되어지지도 않는 무한한 따스함이다. 그 햇살에 어제 신은 양말을 말리고 어제 닦은 수건을 말린다 참 고스란히 잘 말라가는 어제다. 나도 잠시 그들 옆에 앉는다.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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