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3시 7분께 영천시 하남면 죽곡리에서 인근 주민이 논두렁을 소각하다 야산으로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 임야 1.5㏊와 묘지 5기를 태운 뒤 헬기 5대를 투입한 소방당국에 의해 1시간 20여 분만에 꺼졌다.

같은 날 오후 1시 32분께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야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0.2㏊와 활엽수 100그루를 태우는 등 소방서 추산 2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12일 현재 대구·경북 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처럼 크고 작은 봄철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3~4월 두 달 동안 한 해 산불의 절반 가량이 집중되고 피해면적도 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와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경북 지역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피해면적도 가장 큰 산불 취약지역이자 위험지역으로 산불 예방과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연평균 393.5건이고 평균 피해면적은 478.0㏊다.

3월이 평균 100건으로 가장 많고 4월이 94건으로 뒤를 이으면서 두 달이 연간 발생한 산불의 49.3%를 차지했다.

두 달간 피해면적도 372.4㏊로 전체의 77.9%에 달했다.

지난 2013년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한 중학생이 장난으로 낙엽에 붙인 불이 산불로 번지면서 359㏊가 타고 95억 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던 ‘포항·울주 산불’도 3월에 발생했으며, 이를 비롯해 산림청이 꼽은 ‘5대 재난성 산불’ 모두 3~4월 사이 발생했다.

요일별로 살펴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일요일이 평균 69건(17%)으로 가장 많았고, 시간대별로는 오후 2~6시가 188건(47.7%)으로 가장 많았다.

원인은 대부분 부주의로 입산자 실화가 149건(37.8%), 논·밭두렁 소각 72건(18.2%), 쓰레기 소각 49건(12.4%), 담뱃불 실화 24건(6.0%)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집계에서는 경북의 산불이 연평균 70.9건으로 18%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 56.5건(14.3%), 전남 42.4건(10.7%), 경기 41.0건(10.4%) 순이다.

피해면적도 경북이 압도적으로 컸다.

경북의 피해면적은 연평균 211.9㏊로 전체의 44.3%를 차지했고, 강원 62.8㏊(13.1%), 울산 39.8㏊(8.3%), 전남 38.2㏊(7.9%) 등이 뒤를 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달 공개한 ‘전국 산불 위험지도’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통계에서도 경북의 산불은 1천615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경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 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산이나 들에서 불을 다루는 행위는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 10일 낮 12시를 기해 국가산불위기 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상향 발령하고 중앙·지역 산불방지대책본부를 특별비상근무체계로 전환하고 산불방지 인력을 증원하는 등 산불대응 태세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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