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은 영천시 화북면 입석리 이장

영천 보현산다목적댐이 있는 우리 마을은 다른 농촌 지역 마을과 다르게 활기가 넘친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가족, 친구, 연인끼리 댐과 그 주변에 조성된 오토캠핑장, 물놀이 공원, 짚라인, 약초단지, 산림생태문화 체험단지를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전시회나 음악회는 마을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민들도 참여하여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고 시설을 이용한 사람들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입소문을 통해 주변에 우리 지역을 알리고 있어 영천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많은 변화는 우리 마을에 보현산 댐이 생기면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의 발전된 마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던 댐 건설 당시에는 댐에 대한 반대가 극심했다.

화북면에만 보현산 댐 건설과 횡계 댐 증설, 두 개 댐이 추진된 데다가, 보현산 댐은 과거 2006년에도 댐 건설을 추진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건설을 포기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 지역에 각종 규제가 생기고 교통이 끊겨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잦은 안개 발생으로 농작물 피해 및 호흡기 질환이 생기는 등 주변 주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래서 나 또한 댐 건설을 반대했다.

그렇지만 댐이 건설되고 우려했던 교통두절로 인한 불편이나 환경 파괴는 없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보현산 댐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우수사업장 공모에서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향토자료시설, 자연학습장, 야영장, 공원도 조성되면서 인근 지역 도시민들도 다녀가는 살기 좋은 마을로 바뀌었다.

댐 건설 목적에 대해 영천시는 경제자유구역과 국가산업단지에 하루 6만6천 톤의 공업용수가 필요해 보현산 댐과 횡계 댐에서 각각 3만7천 톤, 2만9천 톤을 배분받는다고 했다.

요즘은 댐 건설 정책도 국가에서 주도해 추진하지 않고 지역에서 건의해 건설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국가의 댐 건설 발표, 지역주민의 반대는 늘 똑같이 발생하던 패턴이었는데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우리 댐을 건설할 때와 비교하면 정말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역에 필요한 용수공급을 위해 건설되는 댐은 기존에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댐에 비해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는 우리 지역처럼 큰 댐이 아닌, 앞으로는 소규모 댐 위주로 건설될 것이다.

하지만 댐 건설 정책의 전환에 따라 댐 주변 정비사업도 연동돼 소규모 댐까지 지원될지는 의문이다.

같은 국가에서 댐 건설을 하고, 댐 건설로 인한 피해는 비슷한데, 댐 규모에 따라 주변 지역 정비사업을 하고 작은 댐이라고 정비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건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며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정책이 변화한 이 시점에 댐 주변 지역에 대한 정비사업 대상도 그와 연계하여 소규모 댐까지 확대해야 한다. 하루속히 법을 정책과 현실을 부합하도록 개정하여 큰 댐 주변 지역 주민들만 누렸던 혜택을 이제 소규모 댐 주변의 주민들도 함께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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