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의 항문’. 사뮈엘 베케트는 입을 이렇게 비유했다. 유력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주변 인사들의 잇따른 구설을 두고 하는 말인듯하다.

문 후보의 싱크탱크 ‘국민성장’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헌법적 강권 통치행위로 직속 부하에게 총 맞아 돌아가셨는데, 이를 반면교사 삼아 대통령을 잘했더라면 이런 불행한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암살과 탄핵을 비교한 것은 좀 부적절해 보인다.

하루 전에는 문 캠프 홍보부본부장인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인터넷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이)계산한 거지. ‘내가 여기서 떠날 때 여기서 모든 일은 끝날 거다’라고 (생각)했고”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손 의원은 본부장직에서 사퇴했다. 손 의원은 문 후보가 2015년 당 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 홍보 전문가로 영입한 사람이다. 손 의원은 문 후보 부인인 김정숙씨와 중·고교 동창이기도 하다.

문 후보의 국정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남 독살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과 비교하며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 권력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정치적 경쟁자는 제거하는 것이 권력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란 말도 덧붙여 정신 나간 비유란 비난을 받았다.

문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영입한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6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자 노동단체인 ‘반올림’에 대해 “전문 시위꾼, 귀족 노조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해 진보 진영에서 집중 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역시 문 후보가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 총선 당시 영입 1호였던 표창원 의원은 국회 로비 ‘대통령 누드전시’ 논란으로 당직 자격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유력 대권 주자 주변 사람들의 입과 행동이 이런 수준이어서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