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로 왼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5)씨

국내 최초로 왼팔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손진욱(35) 씨가 오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야구장 투수 마운드에 선다. 삼성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홈 개막경기에서 새롭게 얻은 왼손으로 ‘시구’를 하고 싶다고 한 꿈을 수술 2개월여 만에 이루는 것이다.

미국 최초로 왼손 이식 수술에 성공한 매슈 스콧이 1999년 4월 13일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7.5m 앞에 있는 홈 플레이트를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진 것과 같은 모습을 손씨가 대구에서 똑같이 연출한다.

김대영 대구시 의료허브조성과장은 “지난주 삼성라이온즈와 손 씨의 개막전 시구 일정을 확정했다”며 “개막전 때 손씨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자체만으로도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대구시 의료 신기술 1호인 팔 이식 수술의 성공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에게서 왼쪽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 정도를 이식받는 수술을 받은 손 씨는 3주만인 24일 영남대병원에서 가진 퇴원식에서 “야구장에서 시구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

더블유(W) 병원에서 면역과 재활 치료를 받는 그는 “매주 5~6일씩 아침·저녁으로 야구공 쥐는 연습을 비롯해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데, TV 리모컨 버튼 조작 등 기능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블유 병원 측은 “수술 하루 만에 손가락을 움직이고 열흘 지나서는 주먹을 쥐거나 손가락으로 야구공을 쥐고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로 빨리 호전돼 의료진도 놀랐다”고 했다. 수술을 집도한 우상현 병원장도 “왼손잡이였던 손씨가 이식받은 왼팔로 개막전 시구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손진욱 씨는 “꿈에 그리던 시구를 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안타깝게 팔을 잃은 환우들에게 이식 수술의 성공 모델로서 시구에 성공하고 싶다”는 말로 간절함을 표현했다.

▲ 국내 최초로 왼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5)씨가 야구 개막전 시구를 앞두고 16일 대구 달서구 감삼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이식받은 손으로 야구공을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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