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성주 배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2천500명의 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렸다. 사드배치반대김천대책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등 사드배치 반대 6개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는 김천·성주 주민, 전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천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사드 배치를 유일하게 당론으로 반대하는 정의당의 김종대·윤소하·이정미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집회가 마무리돼 만일의 사태를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의 걱정을 덜어줬다.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수천 명 규모의 인원이 모인 대회를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집회로 치러낸 지역 주민들의 성숙한 의식의 결과다.

행사장인 마을회관에서 성주골프장 정문 입구까지 약 2.2㎞를 왕복 행진하면서 진밭교 앞에 설치된 원불교 천막을 경찰이 강제철거하면서 양측이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원불교 신자들 중심으로 이날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270.5㎞를 8일에 걸쳐 순례하는 ‘평화 마라톤 순례’를 시작했다. 끝까지 참가자들이 안전한 가운데 마치기를 기대한다.

참석자들이 주장하는 사드반대는 국가정책으로 타당성을 떠나 지역 주민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다. 다만 국가정책이 제도와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결정에 대해 승복하는 차원 선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집회 주동자들은 과격한 발언으로 집회참가자들을 필요 이상으로 선동해서는 결코 아니 될 것이다.

앞으로도 지역 집회에 과격선동을 주장하는 외부 세력은 경계해야 한다. 80년 5월 광주사태 당시 외부인이 집회 현장에서 시민을 자극하여 과격해진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만약 이곳에서 사드에 찬성하는 집회가 열리더라도 사드반대 집회자 측에서는 관용으로 대응해야 한다. 혹시 모를 불상사를 미리 방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집단적 의사 표현의 한 방식인 집회는 자유롭게 보장돼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적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집회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사드 배치를 놓고 국내 정치세력 간에는 물론이고 동북아 국가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우리 지역으로서도 사드배치의 원만한 해결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성주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갈등이 하루 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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