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공정성 확보하지 않으면 K리그 생존 위기
-비디오 판독시스템 조기도입과 심파 자질 향상 으로 신뢰성 회복나서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개막 3라운드만에 오심문제로 뜨겁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자에서 열린 서울-광주전이었다.

이날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앞서가던 광주는 후반 16분 서울 이상호의 크로스가 광주수비수 박동진의 등에 맞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광주는 후반 막판 또다시 페널티닉을 내주며 1-2로 무릎을 꿇었다.

기영옥 광주단장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해에도 서울과의 경기서 오심판정에 울었는 데 오늘 또다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민구단을 이렇게 울려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사태가 불거지자 프로축구연맹은 21일 판정에 대한 평가를 통해 오심이 확인되면 해당심판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맹의 심판 판정평가는 이미 시즌 개막과 함께 신뢰를 잃어버렸다.

또한 K리그가 심판의 권위만 중시하면서 대부분의 팀들이 심판판정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에 치를 떨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연맹은 구단이나 선수들이 판정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낼 경우 500만원이상의 제재금을 물리는 등 판정불만에 대해서는 아예 재갈을 물려놓았다.

20일 판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했던 기영옥 광주단장 역시 과거 사례를 볼 때 제재금이 불가피하다.

반면 심판에 대한 징계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어떤 징계가 내려졌는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벌어졌던 전북현대의 심판매수사건 역시 당사자와 팀에 대해서는 제재내용이 밝혀졌지만 해당심판에 대해서는 어떤 징계가 내려졌는 지 오리무중이다.

이같은 규정으로 인해 프로축구는 그동안 끊임없이 오심과 편파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매년 심판 자질함양에 나서고 있다고 밝히지만 판정의 질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올들어서도 마찬가지다.

1라운드 울산-포항전의 경우 황지수가 정재용의 과격한 플레이로 인해 코뼈가 부러지며 2달가량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경고에 그쳤고, 정재용은 해당경기서 2골이나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쳐 승리를 가져갔다.

특히 정재용의 두번째 골은 울산 코바가 포항 수비수보다 1m이상 깊이 들어간 완벽한 오프사이드를 범했지만 주심이나 선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정할 선심이 선상에 위치하지 않았던 데다 주심 눈치보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또 이에 앞서 후반 26분 울산 이기제는 권완규와의 경합에서 넘어지자 일어나면서 발로 권완규의 머리를 찬 뒤 무릎으로 가슴을 찍었지만 경고에 그쳤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상벌위다.

상벌위는 1라운드 서울-수원전 당시 서울 고요한이 볼과 직접 상관없이 수원 이종성의 발을 밟았다는 이유로 퇴장에 해당하는 2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린 반면 경기가 중단된 상태에서 권완규의 머리를 차고 무릎으로 찍은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아무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라운드 역시 수원-전북전에서 수원 서정진이 후반 20분 전북 이승기와의 경합과정에서 과격한 태클로 인대 일부 손상을 입은 것과 관련 당시 심판은 경고조차 주지 않았다.

다행히 인대 일부 손상에 그쳐 빠른 시일내 복귀가 예상되지만 조금만 더 깊은 태클을 당했을 경우 올시즌은 물론 아예 선수생활을 접을 수도 있는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플레이였다.

물론 올시즌 3라운드까지의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심판 판정이 어지간한 경합상황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가 다이나믹해지고, 재미있어 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판정의 정확성을 위해 투입되는 부심들이 자신의 판정기준보다는 주심의 판정기준에 더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판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심판들의 자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연맹이 올 하반기부터 운영키로 한 비디오 판독시스템(VAR) 조기도입이 힘을 얻고 있다.

연맹은 오는 5~7월중 오프라인 테스트(시범운영)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클래식 모든 경기에 비디오 판독을 시행키로 하고 최근 심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가졌었다.

이 시스템은 경기중 미심쩍은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담당 부심이 무선 교신으로 오심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금과 같이 판정기준이 어정쩡하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맹이 특단의 결단을 내려지 않을 경우 프로축구 전체가 불신의 아이콘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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