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진식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장
겨우내 움츠렸던 들판엔 농사준비를 하는 농부들의 일손이 바빠지고, 우리 지역 저수지엔 물이 가득하여 올 한해는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울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늘 3월 22일은 물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UN에서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은 한국농어촌공사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 농어촌공사는 전국적으로 3천394개소 저수지, 4천404개소 양·배수장 등 1만3천823개소의 농업기반시설과 10만km의 용·배수로를 관리하면서 전국 논 면적의 55%에 해당하는 50만3천ha의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함에 따라 국내 수자원 총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이용하며, 안정적인 농업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양질의 농업용수를 적기에 적정량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풍부하고 깨끗한 물이 안정적으로 농사에 쓰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농업인들의 땀과 노력이 우수한 농산물이라는 결실로 맺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의 날에 되새겨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가용한 재생성 가능 수 자원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전 세계 국가를 ‘물 기근, 물 부족, 물 풍요’ 국가로 분류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990년에 이미 물 부족 국가로 분류 됐으며, 2025년에는 ‘물 기근’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 현재도 충남 서부, 경기 남부지역 등 일부 지역은 국지적인 가뭄에 따라 농업용수가 부족하여 관정개발, 양수저류 등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농업생산을 위한 농업용수 문제의 해결 역시 질적으로 깨끗하고 양적으로 풍부한 수자원 확보에 있다. 물의 오염이나 부족은 식량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와 수질오염 등으로 물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물을 둘러싼 정부와 유관기관, 지자체 등의 소통과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농산물이 국민에게서 사랑받고, 농업인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필요하며,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깨끗한 농업용수 공급이다. 우리 농어촌공사는 그동안 수량중심의 용수관리에서 이제는 수량과 수질을 동시에 관리하는데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저수지 유입구에 인공습지, 침강지 조성, 저수지 중앙에 물순환장치 설치 등 저수지 내 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공사의 노력만으로 청정용수 관리에 한계가 있다. 저수지 수질오염 주요 원인은 저수지 상류 마을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폐광산 등에서 흘러나오는 폐수, 축사에서 유입되는 가축분뇨, 농약 성분 등 다양한 수질오염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과 식량 안보의 중요성과 함께 양질의 농업용수가 갖는 가치와 이를 위한 관리주체 공동의 소통과 협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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