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극은 인물 상호 간의 맡은 역할을 통해 자기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 표현한다. 그리고 소통한다. 우리는 한편의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보며 가끔 이런 표현을 많이 한다. 연기자 간의 앙상블(ensemble)이 뛰어나다는 표현을 자주 하곤 한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는 짜임을 말한다. 즉 배우 간에 소통을 통해 자기 역할에 걸맞은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배우 간에 연기하면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감정의 교감을 통한 소통과 혼자서 튀지 않는 절제가 있을 때 뛰어난 앙상블을 가진 훌륭한 한편의 작품을 협동을 통해서 완성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 의상, 조명, 분장, 무대미술, 영상 등 모든 분야의 장르가 하나의 주제를 향해 자기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협동 속에서 자기희생을 배우며 맡은 바를 정확히 인식하게 된다 .
연극은 이처럼 단순한 예술작품을 벗어나 연극을 통한 교육적 힘도 크다.
이런 차원에서 연극교육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말하기와 표현하기의 기초가 되는 것은 물론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어떻게 생활해 가는가에 대한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 미술이나 음악은 초등학교부터 학교의 정식교과목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협동과 공존을 배우는데 큰 기여를 하는 연극은 아직 정식교과목에 채택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연극이 정식교과목으로 채택된다면 연극적 차원을 떠나 교육적 차원에서 얻는 바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지역에만 해도 20여 개의 고교연극반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입시라는 굴레 때문에 제 기능을 충실히 못 하는 것이 사실이다. 중학교도 마찬가지고 초등학교에도 나름대로 특별활동으로 연극 활동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정식교과목이 아닌 관계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연극 과목을 정규교과목으로 편성하려는 노력이 연극인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시범과목으로 채택되어 진행되고 있는데 이의 빠른 전국적 확산을 기대해 본다. 영국의 세계적인 작가인 윌리엄 세익스피어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무대이고 우리는 모두가 배우’ 라고.
어릴 때부터 연극을 통해 자기 역할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타인과 소통하고 앙상블을 맞춰가는 법을 배워 간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 공동체에서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런 것이 조금씩 쌓여 간다면 어둡고 힘든 현시대나마 작은 희망이 생겨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