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고 치료에만 전념"…의료진 판단 따라 가을로 미뤄

국내 최초로 왼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5)씨가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앞두고 16일 대구 달서구 감삼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야구공을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경북일보 자료사진.
속보= 국내 최초로 왼팔을 이식 받은 손진욱(35)씨의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홈 개막전 시구(본보 3월 17일 1면 등)가 무산됐다.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면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손씨가 수많은 군중이 모이는 곳에 노출될 경우 면역거부반응 우려가 있다는 의료진의 판단에서다.

팔 이식 수술과 치료를 맡은 더블유(W) 병원의 노홍진 이사는 “손씨는 지금도 얼마든지 시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현재 면역치료가 우선인 만큼 감염 우려가 있는 프로야구 시구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하는 게 낫겠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가을께로 시구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지난 14일 영남대병원에 재입원해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는 면역억제제를 고르기 위한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식 받은 왼팔은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W 병원 측은 “손씨에게 약간의 급성 면역거부반응이 생기기는 했지만 건강은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시구가 무산된 데에 대해 손진욱씨는 “더 이상 언론 인터뷰를 원치 않는다”면서 의견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삼성라이온즈 홍보팀 최성수 대리는 “다른 시구자를 열심히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동 대구시 체육진흥과장은 “삼성라이온즈 구단에서 손씨 대신 다른 시구자 추천을 요구해서 우리도 찾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일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에게서 왼쪽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 정도를 이식받는 수술을 받은 손씨는 3주만인 24일 영남대병원에서 가진 퇴원식에서 “야구장에서 시구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

대구시와 W 병원은 31일 삼성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홈 개막경기에 손씨를 시구자로 내세우기로 삼성라이온즈와 일정을 확정했으며, 손씨는 팔을 잃은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시구에 꼭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재활치료와 더불어 야구공 던지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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