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공중에서 촬영한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이뤄지는 세월호 인양 장면.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간 간섭에 따른 문제를 해소해 수면 위 13m 인양을 목표로 신중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
세월호가 물 밖으로 선체를 드러낸 지 이틀째인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이른 새벽부터 추모객들이 찾아 인양 성공을 간절히 바랐다.

이날 오전 5시 팽목항 붉은 등대에는 김주헌(33), 남헌(30)씨가 바다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형제는 어젯밤 12시 서울에서 출발해 팽목항으로 향했다.

직장인인 두 사람은 “퇴근길 세월호 소식을 듣고는 ‘도저히 이렇게 있을 수 없다’라는 생각에 휴가를 내고 팽목항을 찾았다”고 말했다.

주헌씨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잠도 못 자고 인양현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동생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고 밝혔다. 남헌씨는 “팽목항 곳곳에 붙은 ‘유가족이 되고 싶다’라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현수막이 너무 슬펐다”면서 “오늘을 넘기면 인양이 힘들다고 하는데 오늘은 꼭 간절히, 하늘도 인양을 돕기를 빌었다”고 말했다.

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교직원, 학생 등 4명도 이날 새벽부터 팽목항을 찾았다.

교직원 이재성(31)씨는 “팽목항에 오니 먹먹한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면서 “왜 3년 동안이나 인양하지 않았는지 안타까운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연 팽목항 분향소에서는 추모객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유모차를 몰고 온 20대 젊은 부부와 70대 어르신들 모두 세월호 희생자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전날 사고해역에서 인양과정을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 일부도 현재는 팽목항으로 돌아와 대기하며 인양과 관련된 새로운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단원고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씨는 “세월호가 수면위로 올라와 기쁘기도 하지만, 올라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 허무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든다”면서 “반잠수함에 선박을 안착하는 작업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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