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족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웃음 쿠폰을 발급했어요. 울적하거나 울먹할 때 가까운 인출기에서 뽑아 사용하면 되죠. 하지만 수산물 센터 김씨는 오징어 회 한 접시에 자신의 쿠폰을 끼워 팔았어요. 대형 할인점에 우유를 납품하는 박씨도 자신의 쿠폰을 사용해 왔고요. 부도덕한 상술이라고 비난한 사람들도 있지만, 불법이랄 게 있나요. 뭐랄까, 그렇게밖에는 쿠폰을 쓸 수 없었나 보죠. 덕분에 여분의 웃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서, 밤새도록 웃을 수 있는 도시의 경계도 생겨났어요. 누구는 경계가 아니라 전선이라 말하지만, 그저 우리는 더 많이 웃을 수밖에요. 그래서 우르르 필드로 몰려 나가 에스까르고를 까며 꺄르르 웃었어요. 까르페디엠! 가끔 경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하죠. “너, 그 웃음 어디서 났니?” 뭘 하든 사업만 잘되는데 어떠려구요. 안 그래요, 코리아?




감상) 궁금하니? 써 보고 싶니? 필요하면 문자 해, 쿠폰 날려줄게.(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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