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회 사회봉사 정례화…선수들 책읽기 독려도

최순호 포항스틸러스감독이 지난 23일 포항 양덕스포츠타운에서 지역 축구동호인들과 친선경기를 마친 뒤 기념 축구공을 전달하고 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개막 3연전에서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치고 있는 포항스틸러스가 사회공헌분야에서도 프로축구 명가다운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포항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9월 부임한 뒤 팀의 변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최순호 감독의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선수단과 함께 ‘사랑의 김장담그기’및 연탄배달활동을 펼쳤던 최순호 감독은 겨울 전지훈련이 끝난 뒤 선수단의 사회공헌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밝혔다.

지난 2005년 현대미포조선 감독 재직시절 해비다트운동에 직접 참여하며 사회공헌활동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최 감독은 3월 들어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 구단과 협의에 들어갔다.

최 감독의 이 같은 결정은 구단과 팬들로부터 끊임없이 좋은 성적을 요구받고 있는 지도자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구단 역시 그동안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해야 하는 터라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보여주기식 활동에 그쳐야 했던 이유도 지도자와 선수단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선수단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할 경우 선수들의 자존감이 높아져 운동에 대한 애착심이 높아져 훈련성과는 물론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큰 것은 물론 선수들의 장래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즉 초등학교 때부터 최소 10년 이상 축구를 해 온 선수들이 육체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해 왔지만, 감성적인 부분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을 보완해야만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즉 선수들에게 육체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가치를 채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 외에 3가지를 주문하고, 지난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프로축구 명가 포항’의 히스토리였다.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과 김기동 수석코치가 지난 23일 포항양덕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지역 축구동호인과의 친선경기 출전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983년 포항스틸러스의 전신인 포항 돌핀스 창단 멤버로 입단한 뒤 선수와 코치, 감독을 모두 거친 최 감독은 “다른 건 몰라도 포항의 역사에 대해서 만큼은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명가 포항의 역사를 알아야 선수들이 자긍심을 갖고 활약하게 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가 책 읽기였다.

이를 위해 팀을 3개 그룹으로 나눠 지난달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을 주제로 독서 및 감상토론회를 연 데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갖도록 해줄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사회공헌활동이다.

그의 개념은 간단하다.

매월 1회 사회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토요일 경기후 다음 일요일 경기가 있는 주의 월요일을 사회공헌의 날로 잡았다.

팀의 통상훈련이 토요일 경기후 일요일을 쉬고, 월요일에는 몸을 푸는 간단한 훈련만 하기 때문에 이를 사회공헌활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매월 1회 사회공헌활동을 할 경우 선수들이 1년에 50시간 정도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선수들 개인에게는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한편 진정한 팬 밀착활동으로 승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시작은 최순호감독이 먼저 들고 나섰다.

지난 23일 밤 전체 코칭스태프와 구단 스태프가 양덕스포츠타운을 찾아 지역 축구동호회와 친선경기를 펼친 데 이어 27일에는 효자동 형산강변에서 포항시의 ‘2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참여한다.

이날 친선경기에는 양동현·김광석·심동운·노동건·서보민·이명건 등 올 시즌 팀 주력선수들도 대거 나와 최 감독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최 감독은 오는 4월 6일과 20일 등 매월 2회씩 지역 축구동호회와의 친선경기를 치르기로 하고 포항시축구협회를 통해 신청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꿈은 여기까지가 아니다.

구단의 사회공헌활동이 보다 실질적이고 실천적으로 추진해 포스코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이 먼저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순호감독은 “선수단이 월 1회 활동을 펼쳐도 지역내 손길을 기다리는 복지시설 등이 너무 많다”며 “포항시 전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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