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시 창작 지도교수 활동
동리목월문학관에서 발간하는 계간지 ‘동리목월’ 기획주간도 맡는 김성춘 시인의 12번째 시집 ‘온유’는 ‘물소리 천사’ 시집 후 6년 만이다.
김 시인은 “내 삶도 내 시(詩)도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그러나 부끄러운 시행착오 속에서도 꽃은 피고 나도 핀다”라고 시집에서 말하고 있다.
이 시집은 ‘옥룡암에서’ 등 경주 체험 결과물 74편의 시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이승하 문학평론가(중앙대 국문과 교수)는 시집 해설 ‘우리들의 인생이란 온유인가 비극인가’에서 “경주에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 김 시인을 이제는 ‘경주 시인’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경주문화와 생기를 호흡하며 경주에서 살게 된 이래, 천년고도 경주가 시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왕릉은 힘이 세다/하늘의 별과 새들을 불러 모으고/죽어서도 사람들을 끌어 당긴다/왕릉은 혁명이다. 혁명은 아름답다/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운동복 차림의 사람들 아침마다 왕릉 가까이 불시착하고/자전거 탄 여학생들, 골목 끝으로 사라진다/ 길 끝 양지다방, 산신 보살 집, 파리 양화점 간판들/죽은 자와 산 자가 올망졸망 껴안고 산다/쪽샘 쪽으로 유적 발굴이 한창이다/조금만 파 내려가도 천 년 전 붉은 속살 만난다’<경주 시편·1>
시인은 이 시처럼 행간마다 신라 천 년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시인의 경주역사문화 산책인 산문집 ‘경주에 말을 걸다’는 지역신문에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서 남도진 사진가의 사진과 함께 엮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경주는 살아갈수록 깊고 푸른 심연이다. 이 책은 2003년 늦가을부터 울산에서 경주로 와 살면서 경주를 연인처럼 사랑한 경주에 대한 첫 산문집이다”며 “이 산문집은 천년고도 경주의 산과 들, 폐사지에서 만난 수수께끼 같은 신라의 역사와 조상들의 흔적이 묻은 기왓장 하나하나에 대한 나만의 감성이 반영된 글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