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오후 포항 북구의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남학생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지난해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포항 등 지방 도시로 번지면서 기존 동네 슈퍼와의 아이스크림 할인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포항의 경우 지난해 초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첫선을 보인 뒤 유행처럼 번지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크림 시장 신흥강자로 떠오른 할인점

27일 포항의 A 아이스크림 할인점(이하 A 할인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2곳이 문을 연 뒤 붐이 일기 시작, 이날 현재 18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 할인점은 점포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시중가보다 30~50% 저렴하게 아이스크림을 선보인다.

아이스크림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은 국내 주요 빙과업체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량 구매고객이 많아 박리다매 형태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데다 아이스크림만 취급해 매장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아 가격할인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이곳을 찾는 고객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A 할인점의 경우 아파트 단지와 중학교까지 밀집된 곳에 있어 하루 평균 60~70명, 많을 때는 100명이 넘어 여름 성수기에는 더 많은 사람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신흥강자로 떠오른 데는 최근 인기를 끌었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자, 소비패턴이 기존 대중형 아이스크림으로 돌아선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할인점 창업자로서도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창업비용이 적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즉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다른 업종과 달리 특별한 인테리어 비용이 들지 않고, 매장 규모도 크지 않은 데다 냉동고는 빙과류 회사로부터 임대할 수 있어 매장 임대료와 간판, 계산대 등만 있으면 돼 창업비용이 다른 업종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여기에 아이스크림은 다른 제품과 비교할 때 유통기한이 없어 재고 발생이 적고,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개인매장도 낼 수 있어 부업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할인점,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처럼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급성장하자 동네 슈퍼들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일부 동네 슈퍼는 일명 ‘미끼 상품’으로 불리며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아이스크림 매출이 줄어들자 ‘폭탄 세일’이라는 안내문을 붙이며 맞대응에 나섰다.

최윤석 이마트 포항 이동점 파트장은 “우리도 인근 할인점 개점으로 올해 빙과류 매출이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동네 슈퍼도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지속성 부문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소형 도시에만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성행할 뿐 대도시는 여전히 고가의 프리미엄 전문점이 인기를 얻어 지금 인기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은 “경기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면서도 “서울과 경기처럼 대도시는 아직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선호도가 높아 일단 포항 같은 중소도시 중심으로 품질에 이상이 없다면 당분간은 인기를 끌겠지만, 오래갈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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