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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주)컬처팩토리대표
최근 몇 년 사이에 큰 성장세를 보여주던 공연소비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큰 성장세를 보여주던 국내 공연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한국공연계를 대표하고 있는 대학로를 비롯해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해 있다. 이러다 보니 최근의 국내 공연계는 창작 신작보다는 예전에 제작된 작품 중에서 재공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처방은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닐 것이다. 공연시장의 급격한 관객감소현상은 기본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문화비지출의 감소에다 혼란스러운 국내 정세도 이유가 될 것이고 전체적인 예술소비시장의 규모에 비해 공급과잉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뮤지컬 시장의 규모에 비해 작품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뿐만이 아니고 한국 전체 공연시장에 다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특히 서울보다 공연시장규모가 비교되지 않는 지역공연소비시장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대극장 개관붐과 어우러져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외부기획공연들이 지역공연시장 전체를 팽창시켰지만, 이것이 관객개발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히 호기심 차원의 급격한 외연 확대는 관객에게 공연 피로현상까지 불러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서울보다 취약한 구조에 있는 지역공연시장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지역의 공연소비시장은 크게는 대형기획사 위주의 외부초청기획공연과 주로 지역의 극단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소극장중심의 공연시장으로 양분됐는데 서울에서 시작된 공연소비시장의 어려움을 지방을 통해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지역공연소비시장을 집중공략 대상으로 삼다 보니 이제는 소극장공연마저도 외지공연이 지역공연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해가고 있다. 주로 소극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산 공연 소비시장마저도 붕괴하고 있는 현실이다. 배우, 작가, 작곡가 등의 창작인력군의 등용문이 된 소극장공연이 무너지면 그것은 곧바로 지역공연의 기초가 무너지는 심각한 현상을 초래한다. 아직 대형창작물을 제작할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공연계로서는 소극장공연시장마저 내어준다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타개책을 찾아야만 한다. 치밀한 마케팅전략을 통한 관객의 수요분석과 홍보를 극대화할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전문적인 기획, 마케팅 등 예술경영 역량 강화를 통해 치밀한 홍보전략과 마케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예술소비계층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적인 공연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예술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이미 검증된 외부공연과 대응할 수 있는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작품을 생산해야 한다. 서울에서 히트 친 작품만 지역에서 재공연된다면 지역공연시장은 영원히 서울공연시장의 위성공연시장에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전국공연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창작인력군을 육성하고 우수한 작품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외지공연과 지역산 작품의 공연소비비율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과학기술과 정보의 발달은 국가 간의 경쟁에서 도시와 도시 간의 교류와 경쟁의 시대로 바꾸어 놓았다. 세계적인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고 문화경쟁력을 갖춘 진정한 공연중심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작단계부터 전국과 해외를 공연소비시장의 타켓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치열한 창작 의지가 드높아야만 관객은 다시 극장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극단과 예술인들의 뜨거운 창작열과 이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작품 창출을 통해 지역 연극공연의 르네상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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