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클레스는 아테네의 민주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 정치가다. 페리클레스를 묘사한 조각상이나 그림들은 모두 투구를 쓰고 있다.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말상의 결점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혀끝으로 무서운 천동을 일으킨다”고 평판이 날 정도로 페리클레스는 대단한 웅변가였다. 페리클레스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투기디데스가 스파르타를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당신이 페리클레스와 씨름하면 누가 이깁니까?” “누가 실제로 이기는지는 중요하지 않소. 설사 내가 그를 던졌더라도 페리클레스가 자신은 절대로 나동그라지지 않았다고 우기면 직접 나동그라진 것을 본 사람조차도 제 승리를 믿지 못하게 됩니다” 투기디데스의 대답이었다.

이처럼 말로서 다른 사람에게 져본 적이 없는 말솜씨 9단 페리클레스도 연단에 올라서면 “제발 말이 잘못 나오지 않기”를 기도할 정도로 말을 조심했다.

문재인 영입인사들의 잇따른 구설과 막말이 잊을만하면 되풀이 돼 문재인 대선 가도에 큰 흠집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영입인사들의 말실수 시리즈는 문재인 대선주자의 인사 검증에 큰 구멍이 나 있음을 확인시킨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외교 안보부처 고위직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한반도평화포럼’이 공식 논평을 통해 현 정부에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말라”면서 외교안보부처 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는 협박성 요구까지 해 물의를 빚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외교부 2차관을 앉혀놓고 “지금 현 정부에 윤병세 장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라면서 “외교부가 윤병세 졸개들이 아니잖아요”라는 막말을 퍼부어 빈축을 샀다.

아무리 당 지지율이 1위라고 하지만 집권도 하기 전에 공무원들에게 점령군 행세를 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하는 국민이 많다. “잘 짖는다고 좋은 개가 아니다. 말 잘한다고 현명한 사람이 아니다. 사납게 짖는 것은 상대를 두려워 하고 있다는 증거다”라는 격언이 있다. 말의 힘은 말하는 사람의 품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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