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지난달 31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위기에 몰린 보수정당의 대선 공간의 성공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대선 후보로 당선된 홍 지사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유약한 좌파 정부가 탄생하면 대한민국은 살아날 길이 막막하다”면서 “이제는 강단과 결기를 갖춘 스트롱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해 이 시대 우파 정치를 주도할 의욕을 드러냈다.

특히 홍 지사는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녀 경남지사를 하기 전에 중앙정계에서는 대구 출신으로 알려질 만큼 대구와 친연성이 있는 후보여서 대구·경북도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홍 지사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부친이 막 노동일을 하는 등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합천 마산 울산 등 경남 곳곳을 돌아다녀 유년 시절의 기억도 어렴풋한 반면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워온 것은 사실이다.

‘5·9 대선’에 나갈 이번 각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에서 보수정당 두 후보 모두 대구와 연관된 후보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은 지역구가 대구 동구다. 이들 후보는 여론조사에 앞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대선전에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문, 안 전 대표가 각각 31%, 19%의 지지율로 선두권을 형성한 데 반해 보수 진영의 홍 지사와 유 의원은 각각 4%,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 후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최순실 효과’로 인한 반사이익이다. 최근 정권 재창출에 희망을 잃은 보수층이 중도보수인 안 전 대표에게 쏠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여 동안 사활을 건 대선전이 본격화할 것이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선 홍 지사와 유 의원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보수야당인 민주당 국민의당이 전라도 지역이라는 강력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안 전 대표를 제외한 두 당의 국회의원 대부분은 실패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던 이들이다.

홍 지사는 대선 승부처로 보수 후보들 간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홍 지사-유 의원’ 단일화는 아직 불투명하다. 5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자 구도시 대선 결과는 민주당 문 후보의 집권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원내 과반수 의석에 미달해 차기 정부의 연립정부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유 두 후보는 대선 이후 국정까지 내다보는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점임을 유념해야 한다. 홍 전 대표는 “안타깝지만, 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홍-유 두 정치인이 ‘포스트 박근혜 정치지도자’로 이번 대선 기회를 통해 국민에게 우뚝 서는 정치를 선보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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