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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나라는 지난해 가을이 시작되면서 국정농단사태로 혼란사태를 빚었고, 급기야 대통령 탄핵에 이어 또한 번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참담한 사태를 맞았다.

한편으로 보면 어떤 정치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의 완성을 보는 듯 하지만 애초에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를 뽑았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지난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됨으로써 전제군주제와 일제식민지, 미 군정에서 벗어나 현대민주주의국가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부정선거로 인한 이승만 정권의 하야, 5.16으로 인한 민주당 정부의 중도하차,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구속,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및 퇴임 후 자살 등 59년 헌정사가 그야말로 비극의 역사였다.

조선왕조 몰락 이후 일제식민치하를 거쳐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채 알기도 전에 다가온 한국전쟁으로 허물어진 경제와 처음 접해본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은 지난 1960년대 초반 1인당 국민소득 62달러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원조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던 나라였지만 불과 50여 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솟았다.

정치적으로도 지난 1987년 헌정사상 최초로 선거에 의해 대통령이 당선되고, 1988년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국의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의해 결정돼 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국가 중 이처럼 정치와 경제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낸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만큼 한국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하지만 우리의 선거 역사를 되돌아 보면 ‘고무신’과 계보정치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 졌지만 헌정 초기 한국의 선거는 고무신과 짜장면, 그리고 돈 봉투에 의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3김시대를 시작으로 한국의 정치는 수많은 정당이 흥망성쇠를 거듭했지만 정당의 정강이나 정책보다는 특정 인물에 의해 대통령이 결정되고, 정치가 움직여졌다.

이번 국정농단사태 역시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검증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아버지가 잘했으니 자식도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나라의 지도자를 선택한 결과다.

정치인들조차도 자신의 주장이나 정체성보다는 대세 정치인을 따라 철새처럼 따라다녔고, 국민들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5천만 국민이 실의와 절망에 빠지고, 정치에 대한 배신감은 더욱 커졌지만 이것이 어쩌면 한국 정치발전의 보약이 될지 모른다.

아니 보약이 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제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모두가 특정 인물에 따라가는 투표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와 발전을 이끌어줄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 5천만 국민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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